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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은 이름하나/공귀순

금바다 2006.05.05 17:28









    낯설은 이름하나/공귀순

    손끝에
    달린 물방울을 털며
    일어서 가을이 지나는
    바람소리에 돌아선 발길.
    넘치는 고뇌(苦惱)
    들끓는 신심(信心)
    하심(下心)새긴
    작은 가슴에
    드나 드는 아상(我相)
    칠일 밤
    먹물 옷 한벌 받아 입고
    첫 발심(發心)하여 떠나온
    그 밤 같이 아득한 먹구름.

    시린 목 감추고 마음자리 헤메는
    가엾은 사문(沙門)의 도리(道理)
    어설픈 염불(念佛)은 넘어오는 비애(悲哀)에
    자꾸 감겨 얼룩이 진다.

    가야 할 길이 고행(苦行)이라 이름하네.
    (가야산 은거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