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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에게 태클거는 기사...

2006.08.0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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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뒤를 이어 센트럴리그 홈런 2위를 달리고 있는 타이론 우즈(주니치·25개)는 “내가 만약 도쿄돔에서 뛰었다면 이승엽보다 홈런을 더 많이 쳤을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주니치의 홈구장 나고야돔과 요미우리의 홈구장 도쿄돔은 좌우 펜스거리 100m, 가운데 펜스거리 122m로 똑같다. 나고야돔의 펜스가 높기는 하지만 홈런 9개 차이를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비밀은 ‘에어돔’에 있다. 1988년 개장한 도쿄돔은 일본 유일의 ‘에어돔’ 방식의 돔구장이다. 도쿄돔 천장은 딱딱한 구조물이 아니라 천장이 풍선처럼 부풀려져 있다. 모양이 계란 같아 ‘빅 에그’로 불리기도 한다.

도쿄돔은 돔이 찌그러지지 않도록 내부 기압을 외부 기압보다 0.3%가량 높게 유지한다. 그러나 기압이 높을 경우 비거리는 줄어든다. 쿠어스필드와는 반대다.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 쿠어스필드는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기압이 낮아 홈런이 많이 터지는 ‘투수들의 무덤’이다.

우즈가 큰소리를 치는 이유는 도쿄돔 특유의 ‘상승기류’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공기가 도와준다는 뜻에서 ‘공조효과’라 부른다. 도쿄돔은 기압을 유지하기 위해 스탠드 상단에 총 36개의 가압 송풍기를 설치해 쉼없이 공기를 위쪽으로 내뿜는다. 이에 따라 도쿄돔 상층부에는 상승기류가 형성되고 위로 떠오른 공은 이 상승 기류 덕분에 조금이나마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

돔구장이기 때문에 맞바람이 불지 않는 것도 이승엽의 홈런에 도움이 된다. 이승엽은 “돔구장이라 집중력이 더 높아지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승엽은 올시즌 터뜨린 홈런 34개 중 도쿄돔에서만 20개를 기록했다.

그렇다고 도쿄돔의 상승 기류가 이승엽 홈런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아니다.

오 사다하루(왕정치·소프트뱅크 감독)가 시즌 55홈런을 기록했을 당시 도쿄구장 오른쪽 펜스거리는 86m밖에 되지 않았다. 통산 722개를 때린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AT&T 파크는 오른쪽 펜스까지의 거리가 94m다. ‘야구의 물리학’에 따르면 시속 1마일의 뒷바람이 불 때 늘어나는 비거리는 겨우 1m. 이승엽의 올시즌 홈런 비거리 평균은 무려 124m에 이른다.

〈이용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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